단풍국에서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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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여행

갑작스레 떠난 캐나다에서의 첫 휴가 4 (in BC)

Kayleen 2020. 3. 14. 09:38

밴쿠버에서의 마지막날, 위니펙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저녁비행기라 거의 온전히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그 전날 가보지 못했던 그랜빌 아일랜드로 향했는데, 그랜빌 아일랜드는 사실 이름과는 다르게 일반적인 섬이라기 보다는 관광지의 하나로 다운타운에서 버스를 타거나, 수상버스로 10-20분정도면 도착하는 장소였다. 아기자기한 가게들, 레스토랑 그리고 Public market 까지 빈티지한 느낌에 밴쿠버스러운 느낌 충반한 동네였다. 위니펙의 Forks, 뉴옥의 첼시마켓이 있다면 밴쿠버에는 그랜빌? 이런느낌이라 정의하고 싶었다.

어느 도시를 가서도 시장에 가보면 그 도시의 느낌을 가장 많이 엿볼 수 있어서 나는 항상 여행 중에 한번씩 이런 곳에 와보려고 한다. 다양한 먹을거리와 특색있는 모습은 관광지로서의 모습도 모습이지만, 벤쿠버 그 느낌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아침 겸 점심으로 퍼블릭 마켓에서 이것 저것 사서 먹기로 했는데, 시장에 생각보다 먹을게 정말 많고 문연지 오래된 시간이 아님에도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그중에서 우리는 핫도그, 스프, 빵을 사서 같이 나눠먹었는데 결국에는 양이 모자른 관계로 작은 푸실리 샐러드도 먹었다. 버스킹 중인 음악가의 공연 소리, 운이 좋게도 우리가 BC에 있는 4일동안 비 한방울 오지 않은 맑은날이라 햇볕과 바닷바람과 함께 안에서 밖으로 나와 우리의 브런치를 즐겼다. 밖에서 먹기에는 아직은 살짝 추운날씨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하호호 떠들며 밖에서 브런치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랜빌 아일랜드 마켓에서 버스타러가는 중간사이사이 가게들도 비싸지만(?)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 서울의 성수동이 이런느낌을 내는 과정의 중간쯤이 아닐까 싶었다. 그러던 중 맥주를 만들어 파는 Brewery 도 있었다. 위니펙에도 Brewery가 몇개 있지만, 대부분이 대중교통으로는 조금 먼 외곽에 있는 관계로 한번도 가보지 않았었는데 구경할 겸 들어갔다가 호기심에 신선한 (?) 맥주를 한캔 샀고 캐나다는 야외에서 맥주를 마실 수 없는 관계로 .... 이하 생략. (독자여러분의 상상력에 맡깁니다.)

브루어리에 있던 다양한 맥주들과 브루어리 상표가 담긴 각종 맥주병들 등. 같은 브루어리에도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팔 고 있었는데 우리가 선택한 맥주는 쓴 맛이 조금 강해서 아쉬웠다. 한국의 막걸리 양조장이 있다면, 캐나다에는 맥주 브루어리. 위니펙에서도 다음에 브루어리에서 맥주를 사와서 집에서 하나씩 시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밴쿠버의 모습이 담기면서 나의 예술적 취향(?)이 담긴 엽서를 찾아 헤매다가 우연히 우체국에서 엽서를 발견하고 엽서를 샀고, 다시 다운타운으로 향했다. 위니펙에서는 보지 못할(?) 대형서점과 무지와 미니소까지 구경하며 미니소에서 우리가 찾던 온도, 습도, 시계가 함께 나오는 것을 샀다. 무지, 미니소, 대형서점 이게 참 별거아닌 것 같지만 시골쥐마냥 오랜만에 하는 도시 구경에 귀여운 소품이며, 모던한 소품들 구경하며 신이났다.  그리고 밀크티가 먹고 싶어 'The alley' 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밀크티 한잔하며 다리에 휴식을 취해주고, 다시 낮의 Gastown 증기시계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밴쿠버 컨벤션 센터에 움직이는 대왕 지구(?)가 있다하여 한참을 헤매서 도착했으나, 컨벤션 센터에 행사가 있어서 멀리서 지구 사진 한번찍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진한 육수가 있는 라멘을 먹으며 감탄, 오랜만에 먹는 생면 식감에 감탄했다. 아시안이 상대적으로 많이 사는 밴쿠버는 한식,중식,일식이 정말 많이 발달 되어있어서 여행 중간 중간 정말 먹는 즐거움이 컸다.  밴쿠버의 마지막 즐거움 역시 먹는 즐거움으로 채웠는데 이 글을 쓰다보니 4편, 밴쿠버에서의 마지막날은 먹는것으로 시작해 먹는 것으로 끝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왕 시작한 것 마무리를 하자면, 리에주 와플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리에주 와플이란, 흔히 말하는 벨기에식 와플이다. 한국에서는 와플 반트가 흔히 말하는 리에주 와플이다. 벌집모양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좌)모던한 디자인과 많은 책, 학용품, 인테리어 소품들. 햇살이 비치며 클래식음악이 배경으로 나오는 도시의 대형서점 모습. 시간이 조금 더 많았으면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다. 여행은 늘 가기전에는 이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가도 하루하루가 아쉽고 그렇다. (우) 서울에서 흔한 모습의 와플이라 할 수 있겠지만, 위니펙에는 없는 리에주 와플 ㅠㅠ 베이킹을 언젠가 시도해보리라.

나와 C군은 앞에서 얘기했듯이 먹을 것에 대해 나름 여러가지 취향이 있는데 와플은 폭신한 와플보단 이 리에주식 와플을 선호한다. ( C군의 먹을 것 취향은 나를 만나며 모든 것을 배운(?)...)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위니펙에는 리에주식 와플이 없었고 우리는 빅토리아에서 오랜만에 리에주식 와플을 사먹으며 그 그리움을 간만에 달랬다. 밴쿠버에는 Nero 라는 유명 와플집이 있었는데 우리는 앉아서 먹기엔 시간상 여유가 많지 않아서 야식겸 공항에서 먹기 위해 초콜릿 와플을 하나씩 포장해왔다. 그리고 구경을 하다가 지하철을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모든 수속을 정리하고, 비행기를 기다리며 먹은 와플은 훌륭했다. 이 맛이 자꾸먹고 싶어서 리에주와플 만드는 방법을 여러번 찾아보았다. 하지만 베이킹엔 역시나 너무 많은 재료와 준비과정이 필요해서 보류했다. 밴쿠버 → 위니펙 비행은 자리가 없다며 또 떨어트려준 Aircanada의 배려로 둘 다 같은비행기지만 떨어져왔... 결론적으로 내 옆엔 아무도 없었.....다.(Aircanada 보고있나요?) 1시간정도 지연까지 되어 버스가 끊겨 (새벽 1시넘어 도착) 택시를 탔는데, 할증이나 이런 것 혹은 공항에서 탄 택시라 돌아간다거나 뭔가 이상하지 않을까 여러번 의심하며 대물었지만, 그 의심이 무색하게 출발하던 날 새벽에 탔던 택시 가격과 거의 동일하게 나왔다. 그렇구나.. 위니펙에는 할증이 없구나....^^

아무 생각없이...는 아니지만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3박 4일을 위니펙이 아닌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낸 이 여행은 참 좋았다. 여행을 갔다와서 한번도 좋지 않았다라 얘기한적 없지만, 오랜만의 시간이 다시 찾은 밴쿠버와 빅토리아에서의 그 느낌이 나를 설레게 했다. 그리고 훗날 주이동 역시도 고려사항에 넣어보기로 했다. 여행은 늘 옳고, 멋지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생각할 때 한발 물서서서 생각하게 해주는 여유와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됨은 틀림없다고 믿는다.  전세계가 코로나19 (Covid -19)로 인해서 비상이고, 팬데믹까지 내려진 상황이며, 캐나다 역시 조금씩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어서 모두에게 여행이 '나중의 일' 이 되어가고 있지만, 얼른 이 상황들이 조속히 해결되어 사람들이 일상의 평범함을 되찾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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