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국에서 쓰는 편지

(짧은일상) 11월 첫주 일상 , 겨울의 시작. 본문

위니펙 일상다반사

(짧은일상) 11월 첫주 일상 , 겨울의 시작.

Kayleen 2019. 11. 10. 13:26

 

할로윈이 겨울의 시작이라더니 그 말이 정말 무섭게 할로윈이 끝나자마자 영하의 기온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아직은 영하 -2~-7도 정도의 견딜만한(?) 추움이라 한국에서 가져왔던 겨울옷들로 지내고 있는데 과연 영하 20도 밑으로 떨어지면 옷을 사야하는 건지 고민이다. 나름 군생활 중에 한국에서 가장 춥다는 철원의 추위를 견뎠던 (?) C군은 그래도 그 정도는 견딜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매서운 캐나다의 바람은 과연.....? 사실 눈만 안 오면 버스가 오가거나, 생활하는데 엄청 큰 불편함은 없는데, 눈이 조금씩 왔다가 안 오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다.

지난 월요일 (11월 4일) 드디어, 서버 넘버를 받았다. 사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정말 빠르게 서버넘버를 받았는데 아직 좌충우돌 초보지만, 그래도 나름 팁도($$$) 벌며 서버 생활을 하고 있다. 제일 어려운 것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내 행동이 아직 빠르지 않아서 코워커들에게 아직 많이 물어보고, 미안할 때가 있는데 정말 너무 고맙게도, " You are doing very good" (너 잘하고 있어!!)라고 해준다. 매니저님도 격려해주시면서 응원해주셔서 더 빠르게 내 몫을 하며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음식들에도 조금 익숙해가는 중이고, 손님들 대하는 것도 나아지는 중이다. 물론 영어를 원하는 만큼 한다는 것은 아니고, 아직도 내가 쓰는 것, 읽는 것보다 말하고 듣는 게 너무나도 부족하다. 아마도 이것은 노력과 함께 내가 계속 가져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듣기의 경우는 정말 많은 억양을 가진 캐나다라서 그것에 익숙해지는 게 최선일 것 같다. 사실 나는 아직 아프리칸 억양, 인도 억양, 빠른 동부식 억양 등등 내가 100%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많다.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될 문제임과 동시에, 연습이 많이 필요할 듯하다.

어제 퇴근하며 Tip cup 에 (영수증과 동전을 모아두는) 약 $10 어치동전을 깜박하고 두고왔는데 아무도 안가져가고 저렇게 쪽지도 써둔 착한 코워커 ㅠㅠ (어제 퇴근하며 무슨정신인지 새로산 귀마개랑 동전을 컵에 그대로 두고 오는 바람에 봉사 마치고 찾아왔었다.)

아직 풀타임 shift는 아니지만, (이제 일한 지 2주 정도 되었..) 그래도 돈을 벌고 있는 것에 (팁까지....^_^) 어느 정도 안정감이 들게 되었고, 무엇보다 8월에 일하던 곳보다 정말 덜 stressful 하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 그때는 정말 늘 언제 혼날까 봐 걱정되었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아예 stressful 하지 않다 하면 거짓말이고, 다들 격려하며, 알려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내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C군은 student credit card를 만들었다. (캐나다에서는 신용을 쌓기 위해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하여 제때 바로바로 갚아주면 신용도가 상승하고, 비교적 값비싼 물건들을 살 때 할부(?)를 이용한다거나, 집 모기지를 위해 좋은 신용도는 필수적이다.) 나는 아직 꽤 괜찮은(?) 급여 명세서를 받지 않아서 shift가 안정적이면 만들 수 있을 듯한데, 비록 아주아주 적은 한도지만, 신용도를 쌓는다는 생각으로 바로바로 갚으며 사용 중이다. 그리고 그동안 미뤄둔 진짜 자잘한 물건들도 하나씩 샀다. 머그컵 2개, 브리타와 같은...

브리타, 캐나다에서 정말 대중적인 간이 정수물통이다. 이제 일주일에 한번 4L물 사서 무겁게 안들고와도되고, 그 물이 떨어져서 한밤중에 물 끓일일 없다 ㅠㅠ 수돗물을 받아서 넣기만 하면 물이 정수되어 바로 마실 수 있어서 편리하다. 필터 한 개는 약 두달정도 지속된다고 한다.

 

오후 4시 정도면 일이 끝나다 보니 저녁에도 비교적 시간이 많아서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는 중인데, 할 일도 하나씩 생기는 중이고, 12월 첫 주까지 지만, 매주 수요일마다  immigrant center Manitoba에서 하는 EAL converstaion class 에도 나가게 되었다. 아직 한 번밖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원래 알던 친구가 추천해줘서 나가게 된 수업인데,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있기에 듣기와 말하기 연습에 괜찮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해서 열심히 참여해보려 한다. 사실 무료다 보니, 레벨이 엄청 세부적이지는 않아서 이 안에서도 격차는 꽤 나는 듯 하지만 분명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원래는 월요일마다 매주 미국인 선생님이 진행하는 ESL meet up에 나갔었는데, 쉬운 문법 설명이라던지, 단어 수준 같은 게 조금 쉽기도 하고, 일방적인 수업일 때가 많아서 고민했는데 그것보다 괜찮은 것 같아서 다행이다.

(참고: Immigrant center Manitoba 정착 서비스와 영어 수업 등 제공하는 이민자 지원센터이다. 이와 비슷한 게, Manitoba start인데 약간 다른 느낌이다.  http://icmanitoba.com/)

엄청나게 간단한 speaking test 를 통과하고 그에 맞는 레벨에 배정된다. 나름 시간대는 꽤 다양하게 있는 편이다.

일을 하며, 쉬는 날에는 Thrift store에 여전히 봉사활동에 가고, 토요일인 오늘은  마침 day off여서 지난주와 다르게 늘 함께 봉사하던 사람들과 3시간 동안 알차게 봉사활동을 하고 왔다. 주로 내가 봉사활동하는 곳에서 하는 일은 sorting (물건을 분류) 하거나, 가격을 매기는 일 (Pricing)을 한다. 매일같이 새로 기부 들어오는 물건들을 팔 수 있는 것과, 재활용해야 하는 것, 세척이 필요한 것 등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팔게 될 물건에 적당한 가격을 매기는 일을 한다. 가끔은 물건을 분류하며 종종 내가 사고 싶은 것 혹은 필요한 것을 발견하면, 내가 봉사가 마치고 구매를 하기도 한다. 오늘은 마침 너무 괜찮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어서 슈퍼바이저에게 물어보고 단돈 $19에 정말 괜찮은 트리를 구매했다. 지난주부터 할로윈이 끝나고 바로 크리스마스 시즌에 돌입하여 다운타운 곳곳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이 시작되었고, 쇼핑몰은 이미 크리스마스 시즌 상품들로 가득하다. 자칭 타칭(?) 크리스마스 빠순이인 나는 크리스마스트리를 구매하고 싶었는데 정말 괜찮은 가격에 새것과 다름없는 트리를 사서 오늘 오자마자 신나게 만들었다.

약 1M정도의 크리스마스 트리인데, 거실에 세워두니 딱 예쁘다. ♥

하나씩 살림살이를 늘려가며, 조금씩 자리 잡아가며 사는 재미를 느끼는 요즘이다. 여기서 이제 shift가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되면, 운동을 할 까 하는데 집근처에 수영장은 좀 어느정도 거리가 있고, 헬스나 요가가 무난한 편인데 꾸준히 할 수 있을지 아직 긴가민가하다. 하지만 밀가루를 정말 한국에 있을 때 보다도 많이 먹고 있어서 살이 찔까 봐 걱정은 조금 되는 편이다... ㅜ^ㅜ 다음 주 월요일부터 마이너스 두 자리의 온도가 차차 시작되는데, 단단히 껴입고 다니며 겨울에 대비해야겠다. 한국도 이제 곧 첫눈이 올 시점이 될 텐데, 모두들 건강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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