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국에서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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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펙 일상다반사

[짧은 일상] 먹고살고 가끔은 날씨를 즐기는 요즘이야기

Kayleen 2020. 7. 15. 06:42

늘 힘든시기는 지나가고 다시 따뜻한 봄 여름이 온다.

사실 그동안의 일상을 요약하기엔 사실 뭐이것저것 많았지만 우선 간략하게 요약하면 요즘 나는 쓰리잡을 하며 나름은 재밌게(?) 바쁘게 살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서 셧다운 되었던 지난 날, 보려고했던 회사인터뷰들이 다 기약없이 연기되었고 그 때 나는 먹고살기 위해 프리랜서로 한국회사일을, 또 다른 프리랜서로의 여기서의일을 구하고  그리고 Safeway일을 하고 있다.  Safeway Bakery에서 근무는 정말 한달에 2-3번정도, 혹은 누군가 sick call (갑자기 아프다고 하는 사람정말정말 많다.) 했을 때 매니저가 물어보면 더 하는것인데 요즘 다른 일들이 바빠서 Sick call 대체 근무는 못하고 정말 잊을만하면 한번씩 가고있다. 프리랜서로 하는 일들은 내가 그동안 해오던 일들과 매우 유사한 일이라 즐겁게 하고, 열심히 배우며 하고 있다. 랜선 보스도 좋은 분이고 일이 바쁠 땐 하루에 4-5시간씩 잘 때도 있지만 어느정도 안정된 일을 해나가고 있다. Safeway 일을 제외하면 반쯤은 디지털 노마드가 된 셈인데 (항상 원격으로 일하고, 일하며 떠도는 유목민) 내 시간을 자유롭게 어느정도 스케쥴링하되,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지금은 또 일을 잘 하고 있지만 고용의 안정성이라는 것은 크게 없기 때문에 C군이 졸업해서 일을 할 때까진 내가 이러한 생활이 어느정도 유지되길 바라길 또 바래본다.

일을 정말 많이해도 내가 버틸 수 있는것은, 일하는 시간대비 돈을 많이벌지는 못하지만 캐나다에서 온 이래로 제일 숨쉬고 살만하게 되었고 저축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의 안정적 소득만큼은 미치지 못하더라도 , 무엇보다 정말 일을 많이 하더라도 차를 사고나서  한번씩 공원에 놀러가서 바베큐를 즐기는 것, 날씨를 즐길 수 있는 것, 친구들과 만나서 맛있는 밥한끼를 할 수 있는 것들에 경제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받지않고 해낼 수 있다는 것에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한 여름이여서 날이 25도~30도 정도로 맑은날이 많아서 야외활동하기 참 좋고, 현재 이곳의 코로나 사정도 캐나다에서도 굉장히 안정적인 편이라 (현재 Total active case : 5명) 식당, 쇼핑몰들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오픈했고, 사람들도 공원에 제법많다.  겨울보다는 훨씬 모든 것들이 나아진 나날이다. 일하면서 한번씩 놀러갔던(?) 이야기를 한번 해보려 한다.

[1] Birds Hill Provincial Park 데이트 & 친구들과 피크닉

(좌측 에서 1,2번째)차를 사고나서 얼마 안되던 시점에 C군과 단둘이 갔던 피크닉, 사람이 정말 없던 5월의 평일.  (마지막 사진) 3주전쯤 친구들과 함께 피크닉갔을 땐 정말 사람이많고 호수의 물도 햇볕으로 인해 따뜻해졌다.

주립공원인 이곳은 위니펙에서 차로 30분정도밖에 떨어져있지 않아서 접근성이 굉장히 좋다. 호수도 있고 주립공원이다보니 당연히 위니펙 내에 있는 공원들보다는 크기가 매우 큰편인데  피크닉으로 오기 참 좋은 장소다. 차를 사고나서 얼마 있다가 5월에 둘이서 데이트겸 쉬는날 갔었는데 이때만해도 바람이 너무 많이불어서 반쯤 누워 노트북 붙잡고 일 하나하다가 담요로 꽁꽁 싸맸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가까운 위치와 얕은 호수와 숲이 참 좋아서 6월28일, 친구들과의 첫 여름 소풍도 이곳으로 갔었다. BBQ를 해먹고 친구 애기와 함께 호수에 발을 담그고 날씨도 무척 더웠던터라 정말 여름날의 소풍 같았다. 코로나도 점점 잠잠해지고 있던 터라, 사람도 정말 많았다. 그리고 캐나다 데이를 앞둔 주말이라 가족끼리, 친구들끼리 다들 재밌게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우선 첫 소풍이기도 하고 어떨지 몰라 이곳을 찾았었다. 친구들과 더 멀리도 가고싶지만 아직 시간상 이곳밖에 가보지 못했다. 여름이 가기전에 더 많은 곳들을 가보고 싶은데 시간이 허락해줄지 모르겠다! 위니펙을 조금 벗어나면 밴프나, 루이스 호수같은 관광지는 아니지만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공원이 있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든다. 숲, 바다같은 호수 여름에서야 느끼는 캐나다의 자연과 캐나다 생활인 듯 하다.

[2] Brandon & Riding Mountain National Park

(먹고 놀던 Brandon) 요리왕 친구의 짬뽕과 직접만들어준 미리 생일케익 

 

Riding Mountain National Park 의 일부 전경. 음식점들도 아기자기하고 숲, 비치, 캠핑, BBQ, 등등 제대로된 캐나다 국립공원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사람의 인연은 참 신기하다. 스무살 때 외부활동으로 알게 되었던 같은 학교 다른과 친구가 있었다. 이 외부활동에서 친해진 친구들과는 아직도 종종 연락하며 참 좋은 인연인데,  이 친구는 그 친구들과의 카톡방에도 없기도 하고 친구가 학부끝나고 바로 유학을 갔던터라 따로 만난적이 서울에서 없었고, 지나간 인연인가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친구가 같은 매니토바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엔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눈치아닌 눈치를 보며 망설였었다. 나를 기억은 할지 부터..?

그러던 올해 초 친구가 먼저 용기내어 내게 연락을 해주었고 우리는 폭풍 수다를 떨며 사이버 친구가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캐나다 데이였던 7월1일 사이버 친구 생활을(?) 청산하고 2시간 반을 달려 친구집에 놀러갔었다. 친구가 차려준 진수성찬부터, BBQ 파티 그리고 그 다음날은 매니토바 유일의 국립공원 소풍까지!! 정말 즐겁고 알찬 1박 2일을 보내고 위니펙에 돌아왔다. 2시간 반 거리이지만, 말이 잘통하는 좋은 친구를 두게 되어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지나간 인연이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돌고 돌아 다시  이 친구와 좋은 친구가 된 것 처럼,  스쳐지나간 인연들에서 시간들에서 나는 나쁜 사람이었던 적은 없는지, 좋은 사람이었을까? 어떤 인연이었을까 갑자기 이런 생각도 든다.(개뜬금)

사람일은 참 모르는 것 같다. 그 시기가 가장 힘든 것 같다가 좋은 시기가 찾아오고, 지나간 인연인가 싶다가도 다시 인연이 이어지고 좋은 친구가 되기도 한다. 바빠서 잠시 소홀했던 블로그에도 이렇게 근황을 나누며 나의 인연들 모두가 안녕하기를.

( ++TMI: 친구 소개로 갔던 Riding Mountain National Park 에 반한 우리는, 그곳에서 며칠을 머무르고 싶었으나 시간상 못하고 1박2일의  생일 맞이 휴가를 이곳으로 예약했다. 잘 다녀와서 후기를 남기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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